더운 날, 법정 앞은 연신 땀을 흘리는 변호사들로 가득하다. 하계복장 지침 상 변호사는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는 넥타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이다. 그래서 더더욱 넥타이를 매지 않고 숨을 헐떡 거리며 땀에 젖은 채 변론하러 들어가는 여러 변호사들로 법정 앞은 더운 열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넥타이는 정장의 기본이다. 속옷을 입듯, 넥타이는 속옷같은 기본적으로 입어야 할 옷일 뿐이다. 덥다고 벗지 않는다. 짧은 팔 와이셔츠도 정장 드레스 코드에 맞지 않는 한국식 옷이라 입지 않는다. 긴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간다. 군인이 총을 들듯 기록과 넥타이 및 긴 와이셔츠와 정장은 변호사인 나의 무기다.
30도를 넘는 여름 더위엔 온 몸이 땀으로 젖을 수 있지만, 법원에 30분 전에 미리 와 열기를 식힌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지방재판 가기 위해 기차를 탈 때도 역에 30분 전에 도착하도록 한다. 기차역에서 사건 기록을 한 번 더 여유있게 보기 위해 30분은 아깝지 않다. 어떤 약속이든 30분 전에 미리 와 있는다. 기차든 법정이든 회의든, 공식행사든 마찬가지다.
내 몸과 정신이 시간에 장악되지 않기 위해선, 30분 전 미리 움직이는 방법뿐이다. 매번 제 시간이긴 하지만 헐떡이며 들어서는 사람에게 사건을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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