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정재기
- 2024년 11월 12일
- 1분 분량
변호사는 책상에 앉아 수백/수천페이지에 달하는 기록과 싸움을 하는 직업이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증거기록과 소송기록 속에 파묻혀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데 보낸다. 그것은 판사도 검사도 마찬가지다.
진행하는 수십, 수백개의 사건이 매달 재판이 진행되는데, 그 많은 기록을 언제보고 사건에 대응하냐는 질문을 간혹 받는다. 하지만 변호사라면 그 사건을 완전히 장악하고 머릿속에 사건의 사실관계를 그려넣고 있어야 하고, 쟁점과 지금까지의 상대방 주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재판장이 갑자기 던진 질문에 "다음 기일에 답변하겠다"라고 성의없이 답하는 변호사를 자주 보는데, 변호사라면 즉문즉답이 가능해야 한다. 무엇을 물어도 기록 몇쪽, 증거 몇호증을 제시하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변호사이고, 의뢰인에 대한 예의다.
변호사가 되기 전부터 어떤 일에 몰입해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했다. 사법시험 공부할 때도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는 신림동 골방에서 3년 반을 갇혀 사법시험에 완전히 몰입한 행복한 기억이 있다. 그때 시험 막바지에 법조문과 판례가 머릿속에서 춤추며, 어느 정도 경지에 달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아, 이제 합격하겠다 라는 생각도 그때 들었다.
*황농문 교수의 '몰입'이라는 책에서 말한 몰입의 경험도 나와 동일했다.
내 의뢰인의 사건을 처리할 때 몰입은 예의이자, 변호사로서 양심으로 생각한다. 질 사건이든 이길 사건이든 몰입해서 일을 처리하다보면, 길이 보인다. 질 사건이라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징역 10년 나올 사건을 징역 5년으로 줄이는 길을 찾는데 집중한다.
이에 대해 영상을 찍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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