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다시 오르며 전국(특히 서울)의 부동산을 흔들고 있다. 전세가 오르니 매매가는 다시 15주 연속 상승세다. 공급부족에 따른 매매가 상승과 더불어 전세가까지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가 오르면, 또 갭투자가 늘어난다.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그 집을 사는 것이므로, 전세가 그만큼 자기자본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세사기는 2017~2022년까지의 부동산 대폭등의 부작용이기도 하다. 부동산 값이 대폭 오르면 전세는 자연히 줄어들지만, 지금 전세가 다시 오르는 것은 그동안 2022~2024년 초반까지 부동산 값이 하락한 점이 컸다.
과거 집값이 폭등 시 전세가 아닌 월세가 늘고, 전세사기는 부동산값 폭등의 이면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도 있다.
이 전세제도는 무자본으로 거액을 집주인에게 빌려주고, 집주인은 자신의 집에 무상으로 거주하게 하는 한국의 독특한 사금융+거주 시스템이다. 전세가 서서히 오르고, 집값도 서서히 오르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전세가가 하락하거나 전세를 할려는 사람이 없으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갭투자로 집주인이 된다는 것은,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할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채무자가 된다는 것이므로, 임대인으로서는 물론 채무자로서 모든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돌려주지 못하면, 경매를 시작으로 압류나 추심 등 모든 채무자에 대한 책임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 보증금을 못 돌려준 것과 전세사기는 어떻게 다른가.
단순 갭투자와 전세사기의 차이는무자본이 아닌 자기자본이 있는지 여부, 즉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있는지 여부로결정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자본으로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도 없이 갭투자를 했느냐일 것이다. 자기자본 비율이 극히 낮고, 갭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주택을 갭으로 매수하였다면, 어느 정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전세사기의 첫번째 케이스일 것이다.
자기자본 비율을 늘리고, 전세입자를 못구해도 현재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 상태라면 전세사기로 처벌될 일은 없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