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a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은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될 즈음, a가 퇴거한다는 통보를 하여 임대보증금을 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아파트에서 각종 하자들이 발견되어, 해당 하자만큼 공제해야 한다고 조사해보자고 하였다. 이때가 임대차기간 만료 7일 전.
그런데 임대차기간 만료 2일 뒤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이 제기되었다.
나는 임대인 측 변호사로 선임되어, 임차인 측 원고 변호사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겠다, 집에 하자가 생긴 부분은 일부 공제해야 하지만, 소송의 조기 종결을 위해 즉시 지급할 생각이 있다 "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상대방 변호사는 돈을 받기를 거절했다.
9월2일 첫 재판을 앞두고 열린 8월달 조정기일에서도 나는 "보증금 즉시 지급하겠다, 소를 취하하고 종결하자"고 했는데도 상대방 변호사는 거부하였다.
첫 기일 하루 전, 상대방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못 받은 우리는 예전에 알고 있었던 임차인 계좌로 보증금 5억 전액을 입금했다.
그리고 나서 열린 첫 기일. 우리는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임대차 기간 만료 전부터 공제할 사항이 있다고 알렸으나 대답이 없었고, 만료 2일 뒤 제기된 소장을 받고 나서도,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계좌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 조정기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부득이 어제 돈을 전액 반환했다"고 말하였다.
재판장은 "원고 소 취하 안합니까?"라고 되물었지만, 원고 변호사는 유지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재판장이 "아니, 변제가 전액 되었으므로 소취하 하지 않으면 원고에게 불리합니다"라고 경고하자, 그제서야 "소취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소취하는 결국 일주일 뒤 되었고, 우리는 동의해 주었다.
그런데 한 달 뒤, 임차인 측 변호사가 소송비용액 재판을 청구하였다.
기록을 보니, 착수금 100만원에, 성공보수 1000만원. 총 11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
문제는 성공보수 1000만원이, 임차인인 의뢰인이 그 변호사에게 준 게 아니라, 임차인 측 변호사가 알아서 받아내고, 받아내면 변호사가 가져가는 돈이었다.
한마디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이라는, 승소할 수밖에 없는 사건을 공장식으로 소송을 제기해, 어떻게든 성공보수를 받아내고자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던 것이다.
소송비용액 재판 1심에서 우리가 이런 사정을 설명했다. 1심 재판장은 그런 취지를 감안해, 500만원을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나는 즉시 항고했고, 항소심 재판장은 심문기일까지 열어, 임차인 측 변호사에게 왜 합의, 조정을 거부했는지 등을 자세히 물었다.
결과가 어제 나왔다. 우리 측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소송비용액 각자 부담.
공장식 소송을 일삼는 일부 로펌의 무분별한 소송이 분쟁의 조기 종결이라는 재판제도에 역행한다는 측면을 보신 듯하다. 현명한 판단이다.
Comenta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