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이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의 역사는 실로 위대하고 장엄한 서사다.
3.1운동으로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 20여 년 간 해외 독립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들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일부는 영광스럽고 감격한 눈으로 봤지만, 일부는 북한지역이 빠진 단독정부라고 비판하며 대한민국 정부 참여를 거절했다. (이로 인해 오늘날 '건국절' 논쟁이 여진처럼 이어진다)
1948년 8월 15일 시작된 대한민국은 지금 우리가 목도하듯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성공한 나라가 됐다. 전쟁과 가난, 그리고 독재를 극복하고, 식민제국 일본보다 소득이 더 높아졌다. 이제 젊은 세대에게 일본은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그저 같이 만화와 영화, 여행을 편하게 하는 이웃나라에 불과하다.
일본과의 경기에 열을 내던 경기 아나운서의 목소리도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일전이라면, 시청률이 급등하고 서울시내가 조용하던 2~30년 전 그때 그 분위기는 과거 아재들의 일상일 뿐이다.
자기 만족과 자기의 행복을 위해 운동하는 친구들이 자연스레 올림픽 경기에 나가고, 금메달을 못따도 그저 행복해하며 자기의 성취를 자랑스러워 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부터 통일이 되지 못한 아직까지 현재 진행 중이다. 건국절은 1919년도 1945년도 1948년도 아니다. 우리가 향유하는 이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정부가 남과 북을 통틀어 한반도에 융합되었을 때 비로소 1919년 시작된 건국은 완성된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로싼 정치권의 다툼이 길어지고 있다. 그 분의 자질을 떠나 가진 생각에 대해 비방하는 것은 정치권의 으레 있었던 일로 보더라도, 마치 어떤 주장을 하면 친일이니 하며 정치적 색깔을 덧씌우는 것은 1950년 이후 '~~하면 빨갱이'라며 선을 그어 정치적 박해를 하던 그때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생각을 옥죄고 구분하고 자기가 정한 사상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여론으로 그 사람을 매장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 충분히 봐왔던 일이다.
이제 일본은 그만 놓아두자. 우리는 일본을 이미 뛰어넘었다.
극일은 이미 우리 세대에 달성된 아젠다이다. 대한민국은 일본만 바라보는 나라가 아니다. 전세계가 우리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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