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사거리 근처에 허름한 듯 보이는 김수사 간판.
내가 서울에 와 대학생일 때부터 그곳에 있었고, 변호사가 되고 나서 의뢰인이나 지인과 몇 번 찾아간 식당이다.
인테리어는 1990년대 스타일로 허름한 듯 허름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신선한 생선과 친절한 (그렇다고 지인과 술자리에 갑자기 주방장이 들어와 술한잔 하고 팁을 받아가지 않는 곳) 일식집이다.
오늘자 조선일보에 그 스시집 사장 부자(父子)가 나왔다.
그 사장은 새벽4시에 일어나 가게 주변을 쓸고, 제일 좋은 생선과 채소를 사기 위해 가장 먼저 도매시장을 가고, 인테리어를 고급지게 하면 손님이 편하게 식사하지 못할까봐 인테리어도 그대로 두었다. 이윤이 아니라 손님을 남기기 위해 통제하지 못하는 2호점 식당을 지금껏 내지 않았다.
아들에게 처음 준 선물이 손톱깎이였는데, 매일 손톱을 관리하며 마음을 되새겼다.
수많은 식당이 명멸해 가고, 들어가기 무섭게 화려한 식당이 즐비한 강남에, 그 사장의 철학은 나를 채찍질 하였다.
나의 본업은 변호사이다. 오로지 법률 하나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의뢰인의 눈물을 닦아야 한다.
불나방처럼 세태를 따라가야 하나 고민한 내게, 죽비를 맞은듯 정신을 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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