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재판을 가기 위해 KTX에 앉아있다. 어느새 코레일 VVIP로 선정되어 예매와 결제할 때 조금의 혜택을 받는다.
난 서울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지만 부산이든 제주이든 지방에서 열리는 재판에 웬만해서는 영상재판을 신청하지 않는다.
영상재판 시범사업 기간에 지방의 재판을 서울의 브라이튼 사무실 내에서 진행할 수 있다기에 한번 신청해서 해보았다.
판사님과 상대방 말이 끊김없이 들리고 나도 컴퓨터를 옆에 두고 실시간으로 자료를 찾아보며 대응할 수 있었지만, 판사의 눈을 보며 우리의 진심어린 변론을 전달하는 무언가가 없으니 꽉 막힌 기분이었다. 특히 사안이 복잡하니 판사님이 더 답답해 하셨다.
그 이후 단 한번도 영상재판을 하지 않았다. 변호사에게 시간을 절약시켜 주더라도 의뢰인의 권리까지 절약시켜버릴 위험이 있었다. 내가 꼰대처럼 기차타고 전국 지방재판을 가는 이유다.
(청룡KTX는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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