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면, 늘 돈이 달리기 마련이다. 자기돈 100%로 사업을 하면 너무나 좋겠지만, 세상일이 그렇지 않다. 은행대출을 받거나 제3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사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그 회사가 망하거나 제대로 사업이 되지 않아 상장이 폐지된다한들, 고의적으로 사업을 부도낸 것이 아닌 이상, 기업 임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은 것과 같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사업가들을 고소하고, 법적분쟁에 휘말린다. 사기죄로 고소되면, 사업하던 사람들은 이제 이게 사기가 아니란 점을 소명해야 한다.
투자사기 사건이라면, 1. 당시 투자받을 때 사업적 전망과 비전이나 계획이 합리적이고 가능하였다는 점, 2. 사업의 약점과 강점을 모두 고지했고, 3. 투자금 반환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면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등이 소명되어야 할 것이다.
내 사건 의뢰인은, 투수한 목적의 사업을 위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돈은 사업목적으로 집행이 되다가, 그 사업 자체가 엎어졌다. 엎어지게 된 것은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사기친 것은 아니었다.
피의자조사를 앞두고 이틀에 걸쳐 리허설도 하면서, 그동안 정리된 것을 바탕으로 변호인의견서를 작성하여 조사 2~3일 전 수사관에게 송부하였다. 수사관이 우리의 의견서 내용을 빼먹지 말고 조사해 줄 것을 기대하며.
미리 제출한 변호인의견서를 꼼꼼히 검토한 수사관은 고소내용을 확인함과 아울러 우리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였다. 우리는 이미 제출한 증거와 의견서를 바탕으로 차분히 이를 대답하였다.
그 후 3차례에 걸친 의견서가 추가로 제출되었다.
모두 고소인의 추가 주장을 반박하고 우리 주장을 뒷받침 하는 증거들이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어제,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고소는 쉽더라도 무혐의 불송치는 쉽지 않다. 사실을 밝히려는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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