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경찰청에 고소대리인으로서 고소인 조사에 입회하였다. 고소인이든 피의자이든,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 변호인이 동석하는 것은 단순히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단, 조사받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증거에 따라 어떤 위치에서 조사받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수사밀행성의 원칙이라는, 수사내용은 비밀과 은밀히 행해져야 한다는 수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수사기관에서 비밀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사받을 때 입회하는 건 변호인으로서 내 의뢰인인 피조사자가 정확히 어떤 증거와 혐의로 조사받는지를 알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 과정에서 수사관 또는 검사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뺄것은 빼고 넣을건 넣는" 진짜 이야기가 가능할 수도 있게 된다. 또, 조사할 때 기재하는 조서는 속기록이 아니므로 말한 그대로 기재되지 않을 수 있다. 당시의 뉘앙스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불리한 진술은 조서내용을 정정하거나 삭제 등의 방법으로 바꾸고, 유리한 진술은 조금더 그 진술이 생동감있게 조서에 기재되도록 한다. 변호사는 그냥 조사과정을 지켜보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객관적으로 유리하게 조금이나마 조서를 만들고, 피조사자가 받을 부당한 대우를 변호사라는 지위로 막아내기 위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철저히 그 사건을 준비한 변호사만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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