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원이라는 거액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공인중개사의 "걱정할 것 없다, 아무 문제없다" 는 말을 듣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차인들은 대체로 20대나 30대,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이었다. 보증금 액수는 8,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소액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선순위 저당권자에 의해 경매가 개시 되었다. 임차인들은 근저당권자보다 후순위이므로, 낙찰이 되면 자기의 집을 낙찰인에게 인도해야 하는, 그 집에서 나가야 하는 지위였다. 임차인들은 두려워했다. 나는 일단 집주인의 다른 재산부터 가압류하고 판결문 같은 집행권원을 빨리 받아내야 한다고 설득했다. 다만, 임차인들은 가압류 진행 시 담보공탁금이 많이 나올까봐 걱정했다. 돈이 없는 사회초년생으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다. 통상 청구금액(임대차 보증금) 의 10 ~ 20% 정도의 현금공탁 명령이 나오므로, 재산이 없는 자신들은 가압류를 안하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사회의 정의와 근본가치를 고민하는 판사라면, 현금공탁없이 가압류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보고, 그렇게 전액 청구 해보자고 설득 했다. 가압류 신청서에도 그런 취지를 간곡히 기재하였다.
그런데, 신청서를 넣은지 2일 만인 오늘, 현금공탁없는 가압류 결정이 나왔다. 정의를 위한 판사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임차인들의 법적조치 방법은 설명한 바 있는데, 이대로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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