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안. A는 자신의 부동산을 "갑"이라는 공인중개사에게 매물로 내놓았다. A는 갑뿐만 아니라 을, 병 등 주변 공인중개사에게 모두 물건을 내놓은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을"중개사를 통해 매수희망자가 나타났고, A는 갑을 제외한 을, 병 등 나머지 공인중개사가 매도인 A 및 매수인 B와의 매매계약을 중개하게 되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중도금까지 지급하였다. (이때까지 "갑"은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해당 매매계약은 B의 이행지체로 인해 해제되었다. 3개월 후, A는 "갑"중개사가 자신을 상대로 한 "중개보수 지급청구 소장"을 받게 되었다. 그 청구원인은 A가 갑 자신에게 중개를 맡겼고, 갑은 그 중개에 따라 중개행위를 일부 했다며, 계약이 진행된 중개행위에 대한 보수를 청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갑"은 A에게 중개보수를 지급해야 할까. 일단 공인중개사법 제32조를 보자. 제32조(중개보수 등) ①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 다만,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중개의뢰인간의 거래행위가 무효ㆍ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제25조제1항에 따른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의 확인 또는 제31조에 따른 계약금등의 반환채무이행 보장에 소요되는 실비를 받을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보수의 지급시기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④주택(부속토지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의 중개에 대한 보수와 제2항에 따른 실비의 한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특별시ㆍ광역시ㆍ도 또는 특별자치도(이하 “시ㆍ도”라 한다)의 조례로 정하고, 주택 외의 중개대상물의 중개에 대한 보수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단서에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그 거래행위가 무효, 취소, 해제된 경우"에는 보수청구권이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즉 ⓵ 부동산 중개계약이 존재하고, ⓶ 중개의 대상인 거래계약이 성립하며, ⓷ 계약 성립과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와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만약, 이 사건과 같이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과실이 없는 상태에서 당사자 사이의 분쟁으로 계약이 해제되거나 해지되면 어떻게 될까. 아까본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 단서의 반대 해석상 중개보수는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제32조(중개보수 등) ①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 다만,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중개의뢰인간의 거래행위가 무효ㆍ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런데 중개보수는 언제 지급해야 하나. 통상 의뢰인과 중개사 간에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되, 약정이 없으면 그 물건의 대금이 지급된 날을 기준으로 한다.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7조의2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제27조의2(중개보수의 지급시기) 법 제32조제3항에 따른 중개보수의 지급시기는 개업공인중개사와 중개의뢰인간의 약정에 따르되, 약정이 없을 때에는 중개대상물의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로 한다. 다만, 통상 중개사와 의뢰인 간 중개계약서에는 보수청구 시점을 계약서 작성일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사건과 같이, 하나의 중개사를 배제하고 나머지 중개사들이 함께 계약을 체결해버린 경우는 어떤가? 그런 경우에 대법원은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즉, “(전략) 원칙적으로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에 대한 계약서의 작성업무 등 계약 체결까지 완료되어야 비로소 중개의뢰인에게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나, 다만 중개업자가 계약의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에도 중개업자의 중개행위가 중개업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중단되어 중개업자가 최종적인 계약서 작성 등에 관여하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중략) 이미 이루어진 중개행위의 정도에 상응하는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권한이 있다”이라고 계약의 체결을 중개하여 성사시켰을 때에만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임을분명히 설시하였고, 아주 예외적으로 중개인이 결정적 역할을 하였음에도 배제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계약의 체결을 성사시키지 않은 중개인에게도 중개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다12432).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1. 27. 선고 2018가단249746 판결은 ‘공인중개사가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자는 요청을 하여 승낙을 얻은 다음 임차인에게 매도의사를 알리는 등 중개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이후 매도인이 예전부터 자주 중개의뢰를 해오던 다른 공인중개사의 중개에 따라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자, 공인중개사가 중개수수료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중개약정을 하였다거나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서를 교부하였다거나 거래계약서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위 매매계약이 비교적 큰 규모의 계약인데도 서면으로 중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병과 갑, 을 등 사이에 중개수수료의 액수에 관하여 구체적인 논의나 합의가 이루어진 적도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병과 갑, 을 등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한 중개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병이 위 매매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병은 갑, 을 등에게 공인중개사법 제32조 등에 따른 중개수수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매수인에게 매도의사를 전달하고 수차례 매수의사를 물어보았다고 하더라도 ‘결정적 역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1. 27. 선고 2018가단249746 판결). 이에 의할 때 위 "갑"처럼, 중개행위 시 중간에 배제되어 계약체결에 관여하지 못했을 때라도, "갑"이 자신이 매매계약 체결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실을 입증한다면,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소송에서, 난 "갑"이 결정적 기여를 한 바 없다고 공격하였다.
상대방은 재판 내내 중개행위에 기여했음을 주장하였지만, 어떤 중개를 했는지 밝히지 못했다. 결정적 기여는 물론 '기여'조차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건은 곧 선고를 앞두고 있다. 중개보수에 대한 원칙적 법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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